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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에 맞춰 AI와 상생하며 더 나음을 찾아 나아가는 3D 모델러, 퍼즐라보팀 네오 인터뷰

작년, 미국의 한 미술 대회에서 AI 그림이 1위를 차지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동시에 이 소식은 전문가들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주었습니다. 신기하게만 바라보던 AI가 점차 전문가와 견줄 만큼 발전하고 있는 AI, 그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오늘은 시대 변화에 맞춰 AI와 함께 상생의 길을 찾아 나아가고 있는 3D 모델러 퍼즐라보팀 네오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트리노드 퍼즐라보팀에서 3D모델링을 하고 있는 네오입니다. 저희 퍼즐라보팀은 현재 서비스 중인 포코포코 글로벌을 담당하고, 신규 프로젝트인 라이트메타 개발 중인 팀인데요. 그 중에서도 저는 라이트메타 프로젝트에서 배경 3D 모델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함께하고 있는 라이트메타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라이트메타 프로젝트는 3매치 퍼즐 장르의 모바일 게임입니다. 다른 게임과의 차별점은 컨셉에 있는데요. 중년의 여성이 세계 여행을 떠나는 컨셉으로 캐주얼한 그래픽 속 따듯한 힐링을 얻을 수 있는 게임입니다.

 

Q. 3D 모델링은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3D 모델링은 원화가가 그린 배경이나 캐릭터, 소품 등 2D 컨셉 이미지를 다양한 플랫폼에 사용할 수 있도록 3D로 재해석해 입체적인 형태로 탄생시키는 일을 말합니다.

저는 디즈니나 픽사에서 만든 3D 애니메이션을 매우 좋아하는데 많은 작품을 보면서 ‘이런 멋진 애니메이션 안에 소품이나 캐릭터, 사물들을 직접 제작해 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고, 이를 계기로 애니메이션학과를 전공헤 본격적인 3D 모델러의 삶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현재 작업 시 AI를 활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네오와 AI의 인연,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지금은 고인이 되신 가수 김광석 씨를 무척 좋아하는데요. 1년 전쯤, 한 프로그램에서 김광석 씨 목소리를 학습한 AI가 가수 김범수 씨의 ‘보고 싶다’를 부르는 영상을 우연히 보았습니다. 충격적이면서도 기분이 참 묘했어요. 정말 김광석 씨가 이 노래를 부른다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는 ‘아 AI로 이런 걸 할 수 있구나’ 하고 생각하고 지나쳤는데 이렇게 급속도로 퍼져서 제가 하고 있는 3D아트에도 AI를 접목해 작업할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Q. 업무에 AI를 처음 시도할 때 걱정은 없었나요?

돌이켜 보면 걱정보다는 제가 AI를 맞이할 준비가 안 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직접 그림을 그리고 손수 작업을 해왔는데 AI가 버튼 하나로 딱 작업물을 만들어 내는 걸 보며 ‘이걸 그림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딜레마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이를 하나의 작업물로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를 사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딜레마가 있었지만, 동시에 궁금증도 있었습니다. AI는 어디까지 표현해낼 수 있을지, 사람이 작업한 만큼 퀄리티를 낼 수 있을지 자연스레 호기심이 들더라고요. 또, 시대에 맞춰 저 역시 나아가고 싶기도 했습니다. 발전하는 사회에 맞춰 저 역시도 꾸준히 변화해야 도태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점들 덕분에 AI를 이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Q. 처음 AI 도입 논의 당시 팀원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작업을 하는 저조차도 AI를 도입하는 것에 반신반의했던 것처럼 팀원들도 AI에 대해 회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AI를 통해 작업 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업무적 효율이 나타나는 것을 몸소 체감하며 지금은 긍정적으로 바라봐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업 퀄리티 측면에서는 아직 많이 미숙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현재 AI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나요?

개인 작업 시, 3D 작업을 어느 정도 진행한 후 AI를 활용해 추가 디테일을 살리고, 리터치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대한 제 역할은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AI가 제 작업을 100% 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제가 직접 작업을 하는 부분도 있지만, AI로 A부터 Z까지 모든 걸 해결하면 더 이상 저는 아티스트가 아닌 AI 엔지니어나 다름없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최대한 아티스트라는 제 정체성을 해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팀에서는 회의에서 나온 다양한 컨셉을 빠르게 확인하는 측면에서 AI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비록 원하는 방향성과 퀄리티에 벗어나는 작업물이 대부분이지만, 작업 속도 자체는 사람보다 빠르기 때문에 팀 회의에서 나왔던 의견을 즉시 반영해 러프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덕분에 팀원들과 논의할 시간이 늘어나고,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나 피드백을 주고받을 시간을 버는 것은 확실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다는 게 어렵지는 않았나요?

어려웠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어렵고요. 어느 정도 개발이 끝나 범용적으로 사용하는 기술이었다면 조금은 프로젝트에 접목시키기 수월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제 막 확산되기 시작한 분야인 만큼 저희 팀에서도 더 많은 R&D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아직 AI로 구현이 어려운 부분은 어떤 부분이 있나요?

캐주얼 컨셉을 표현하긴 아직 어색한 부분이 많습니다. 캐주얼 느낌을 AI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하기도 어려울뿐더러 표현한다고 하더라도 AI가 표현을 이해하고 구현해 내기까지 아직 어려움이 있습니다. 오히려 사실적인 표현에 있어서는 정말 구현율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나뭇잎을 표현할 때 ‘사실적인 나뭇잎’이라고 단어를 입력하면 사진으로 찍은 듯한 사실적인 나뭇잎이 쉽게 나옵니다. 하지만 캐주얼 느낌으로 표현하고자 ‘귀엽고 통통한 나뭇잎’이라고 입력하면 원하는 느낌의 이미지를 얻기가 힘듭니다.

 

Q. 오브젝트 중 특히 AI 작업이 까다로운 건 무엇인가요?

일반적인 오브젝트는 곧 잘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조형이 있을 때는 만들어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에펠탑을 표현해야 한다면 비슷해 보이는 탑까지는 나오지만, 원하는 각도의 디테일한 형태를 갖추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제가 에펠탑을 3D로 학습할 수 있는 가이드를 만들어 낸 후, 작업물을 포함해서 AI를 돌리면 어느 정도 형태가 갖춰진 에펠탑이 나옵니다. 그 후 리터치 작업을 통해 최종적으로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샘플을 넣고 특정 부분만 수정하는 방식으로도 AI를 사용할 수 있나요?

어느 정도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노을 진 배경을 어두운 배경으로 바꿀 때 테스트를 해봤었는데요. 관련된 프롬프트를 입력하니 얼추 밤 배경의 작업물이 나와 추가적인 리터칭을 거쳐 작업한 경험이 있습니다.

 

Q. 현재 이슈인 AI 결과물의 저작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I가 현세대에 들어서면서 새롭게 등장했고, 너무 급속도로 퍼지면서 AI 규제에 대한 빈틈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아직 규제나 사례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섣불리 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관련 내용을 찾아봤을 때 아직은 아티스트로서 AI를 활용한 결과물에 대한 저작권을 얻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실제로 AI 회사의 저작권이 모두 규제가 되어 있어 조금이라도 AI를 사용할 경우 저작권이 사라지게 됩니다. 다만, AI의 출력물에서 영감을 받아 온전히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낸 경우에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Q. AI 사용 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아티스트로서 AI를 활용하는 게 시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AI가 구현한 이미지를 처음 보면 놀랄 정도로 멋지게 느껴지고, 자칫 그것에 만족해 버리기도 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해당 작업물은 아티스트의 작품이 아닌 AI가 작업한 작업물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순간 좋게 보이더라도 더 나은 퀄리티를 위해서 리터치를 하고, 편집을 해 나가야 비로소 AI가 만들어 낸 작업물이 아닌 AI를 활용한 아티스트만의 작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네오는 어떻게 트리노드와 인연을 맺게 되었나요?

이전에는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3D모델러로 10년 가까이 일을 했었습니다. 잠시 휴식을 가지고 새롭게 일을 찾는 과정에서 익숙한 애니메이션 업계와 게임 업계 사이에서 고민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시작한 3D 모델링이지만 애니메이션만큼 게임도 좋아했거든요. 산업군도 다르고 작업 방식도 달라 고민이 많던 중 트리노드의 3D배경 모델러 채용 공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장르가 달라도 제 경력을 알아주시고 인정해 주신다면 뽑아 주실 테고, 아니라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지원했는데 감사하게도 트리노드에서 제게 손을 내밀어 주셔서 좋은 팀원들과 멋진 공간에서 함께 일하며 게임으로 더 나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어떤 게임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한 가지 좋아하는 일을 깊게 하기보다는 여러 가지를 많이 시도해보는 스타일인데요.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게임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해보고, 친구가 게임을 추천해 주면 거리낌 없이 해보는 편이에요.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어떻게 보면 새로운 걸 접하는 걸 좋아하는 타입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시간 있던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새로운 게임 업계로 올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면 AI를 사용해 봐야겠다고 결심한 것도 이런 새로움을 즐기는 타입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Q. 그렇다면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은 무엇인가요?

픽사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월-E’라는 애니메이션을 가장 좋아합니다. 캐릭터의 디자인도 색다른 매력이 있더라고요. 또, 캐릭터가 사람이 아닌 기계인데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면 ‘기계도 사람처럼 감정을 느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주는 애니메이션이라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현재 사용하고 있는 3D 모델링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마야(Maya)와 지브러시(ZBrush)라는 3D 모델링 프로그램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전부터 작업 시에 마야를 사용했기 때문에 메인으로 활용하고, 지브러시를 보조 역할 프로그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게임 업계에서 3D 모델링 프로그램은 3Ds Max를 많이 사용하는데요. 운이 좋게도 저희 팀에서 마야를 사용하고 있어 트리노드에 입사했을 때 쉽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Q. 네오가 꿈꾸는 앞으로의 자신은 어떤 모습인가요?

게임 업계에서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어 트리노드와 함께하고 있지만, 항상 새로움만을 찾아 급하게 달려가기보다는 유연하게 많은 것을 아우르면서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이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마지막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오늘 트리터뷰가 업무 속에서 AI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정보를 전달하는 자리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저희 팀원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라이트메타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요. 기대 이상으로 잘 만들어서 여러분들께 멋지게 선보일 날을 기대하며 힘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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